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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원 투어 후기_여신주현

네트워크 사람들 이야기/애즈원 투어

by 큰구름 2020. 1. 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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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를 마치고 공항가는 차 안에서

 #1 

아빠 없는 일 주일을 마치고 일본으로 가서 애들 아빠를 다시 만나면 편안해질거란 나의 기대는 바사삭 깨져 버렸다. 그 전에 남편과 둘이 아이들을 볼 때도 썩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왜 난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었을까...? 아마 내 힘듬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보상심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근데 번지수를 꽤나 잘못 찾은 듯 하다. 

#2

일 주일간 내 시간을 거의 못 가진 나는 육아체력/정신력이 엥꼬가 되었는데 아이들이 이틀간 밤새 울며 잠을 못 잤다. 감기때문에 컨디션도 안 좋은 아이들이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점심, 저녁 시간 빼고는) 낯선 공간에서 엄마, 아빠와 떨어져 있었으니 18개월 아이들이 처음 겪는 그 상황이 힘들었을 듯 하다. 

결국 3일째에는 애들 아빠가 점심이후부터의 일정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함께 했고, 저녁 미팅때도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에서 함께 있으며 우리에게 편하게 왔다갔다 했더니 조금은 안정된 느낌이었다. 그나마 아이들에게 친숙한 성희, 세리, 연오이모가 함께 해주지 않았다면 그마저도 어려웠을 듯 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한껏 밝아진 아이들을 보며 우리 욕심에 아이들에게 넘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건 아니었나 싶어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

 

#3 

애즈원 스즈카 투어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그 섬세함에 놀랐다. 우리에게 주어진 투어 일정표 외에 아이들을 돌보는 스탭들의 일정표(한 번에 2명의 스탭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한국이모들로 구성)와 그 스탭들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짜여진 일정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계속 아이들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을 함께 봐가며 의논해 갔다. 

우리가 투어에 집중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면서 아이들의 상태도 잘 보아갈 수 있게 신경써주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투어에 집중하면서도 눈치보지 않고 아이들의 상황을 세세하게 관찰해 갈 수 있었다. 

 

#4

작년 10월에 <자신을 알기 위한 코스>를 들으며 코스의 내용보다는 스탭인 히로야와 찐짱의 태도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떤 내용을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고 제안해주는 느낌이었고,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모습이었다. 애즈원 커뮤니티에 오면 그런 태도로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탐방을 하며 만나는 분들에게서 공통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20대부터 70대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마을 분들을 만났는데, 대부분의 표정이 참 밝고 해맑은 느낌이었다.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고 모두가 친구같은 느낌이랄까...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오래 지내보며 이런 모습들을 나에게도 담아내고 싶다. 

 

#5

애즈원 네트워크 내의 일터인 <어머니 도시락>과 <SUZUKA FARM>, 그리고 <사토야마 숲>을 탐방하며 사람의 본심을 보아가려고 노력하고 그것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것이 부러웠다. 코스를 듣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일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았는데, 일터에서도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니 놀라웠다! 

 

특히 본인의 욕구(휴가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조율할 수 있는 분위기, 휴가 외에 일 주일 가까이 되는 코스를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문화도 정말 부러웠다. 처음에 그런 것들을 하기 위해 각자의 개인사업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더 바빠지거나 사업을 경영하는 것에 촛점이 맞춰지는 쪽으로 가는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힌다. 이 부분도 정말 공감됐다. 지금 우리 동네의 많은 친구들이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인 것 같아서. 

 

꾸준히 고민하던 중에 2004년에 <사이엔즈 연구소>가 시작되고 2007년에 정말로 자신들이 바라는 사회실현을 위한 회사를 만들자 하고  <어머니 도시락>가게를 설립했다고 한다. 도시락 가게를 만들기 전 왜 이것을 하려는지,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6개월간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었다. 

 

하루 1000~1500여개의 도시락을 만들어 파는 꽤나 큰 사업체인데도 규칙이나 벌칙, 명령, 상사, 책임이 없는 회사, 그 전에도 말은 들었지만 다시 가서 듣고 직접 보아도 현실에서 가능한가 싶을 정도. 대표적으로 대표나 임원의 급여가 더 많다거나 누군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없다. 모든 직원들의 요구를 고려해 시간표를 짜긴 하지만 언제든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그런 방식을 고수하며 14년간이나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영감이 되었다. 우리동네에도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6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체리슈와 배움터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 조금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 어떤 것도 제한하거나 제약하거나 단정짓지 않고 아이들을 보아가는 곳이라니... 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 동안에도 얼마나 많은 단정과 제약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것이 가능하다니...!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뭔가 아이들이 제 멋대로 하게 된다거나 잘못 될 것 같은 불안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도 안심됐다. 

 

뭔가를 가르치거나 주입해야 한다는 강박없이 아이들의 본심을 잘 끌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면 나중에 어느 곳에 가더라도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어른들도 본인의 마음을 잘 살필 수만 있다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늘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서만 살다보니 내 마음을 아는게 젤 어려운 것처럼 되어 있는데, 진짜 내 마음을 잘 알고 자연스레 다른 사람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싶은데 그 출발은 물론 나부터겠지...?

 

#7

SCS에 있는 HUB와 JOY를 보고 우리동네에도 있었으면! 했다. (물론 체리슈와 도시락 가게,FARM 등도 마찬가지지만...) 돈을 지불하지 않고 생필품을 가져갈 수 있고, 누군가 따뜻하게 차려주는 점심, 저녁도 먹을 수 있고, 옷이나 소품들을 가져다 놓거나 필요한 것들을 가져올 수 있다니...! 우리동네에서는 소소하게 먹거리나 옷가지 등을 구하거나 누군가에게 나누어주는 일들이 종종 BAND를 통해 일어나긴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한계가 아쉬울 때가 참 많아 어떤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딱 그런 공간인 느낌이었다. 예전에 우리 동네에 PUB이 있을 때 함께 했던 밥상모임도 생각나고...

 

그런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건 JOY였다. 이전에 연수나 투어를 다녀온 친구들이 ‘필요한 건 JOY에 가면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했는데, 그건 특별한 누군가에게 해당되는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애즈원 커뮤니티에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JOY로 사용하는 공간은 작은 슈퍼 정도의 규모지만 먹거리부터 생필품까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이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어떤 금전적인 댓가도 없이 가질 수 있다니... 놀라웠다. 

돈의 거래가 없이도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실험해 본다고 했던가...?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만약 언제든 내가 필요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가져올 수 있는 그런 곳이 있다면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다.  

 

#8

스즈카 애즈원 투어를 떠나기 전 남편이 코스를 하는 일 주일 동안 아이를 혼자 돌보며 많은 동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다. 투어를 가는 여정에서도 두 친구들이 함께 아이들을 챙겨주었고, 함께 가는 투어 멤버 두 분도 우리의 짐도 들어주고, 유모차도 밀어주며 함께 했다. 투어 기간 동안은 여러 스탭들이 우리의 투어 일정을 챙겨주었고, 함께 간 아이들을 돌보는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써 주었다. 3박4일간의 짧은 여정이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출처 : https://udongsa.tistory.com/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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