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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사람들 이야기

[내관코스 해보고] '모든 걸 받아서 살아오고 있구나'

by 진선. 2019. 9. 29.

일본 애즈원 스즈카 커뮤니티 내관프로그램 참여자 인터뷰

9월의 세 명의 친구들이 일본 스즈카에서 내관 프로그램(이하 내관코스)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내관은 차분히 자신의 인생을 마주하며, 객관적으로 자신의 성립과정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가까운 주변사람들로부터 영향을 주고 받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서 자신에 대해 알아갑니다.

내관을 하며 느끼고 깨달은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다른 분들과도 나누고 싶어 인터뷰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세 명의 내관코스 참여와 체류 이야기를 6회에 걸쳐서 소개합니다
.

 

다정이 이야기 1 : 내관코스 해보고

'모든 걸 받아서 살아오고 있구나'

 

Q. 간단하게 자기소개 

이름은 남다정, 우동사 302호에 거주하고 있다. 정토회 활동이 인연이 되어 우동사에 들어왔다. (우동사는 인천 검암에 자리한 청년주거공동체이다) 작년 8월 처 애즈원세미나에 참여한 이후 사이엔즈 스쿨에서 개최하는 코스 프로그램에 참가해오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 이번에 일본 스즈카에 가서 내관 코스에 참여하고 왔다.

Q. 어떤 일정들을 보내고 왔나

91일부터 99일까지 체류했다. 67일 내관코스에 참여하고, 그후 이틀은 이야기 자리를 많이 가지고 왔다. 애즈원 사이엔즈 아카데미생 미팅시간도 갖고, 한국에 애정이 많으신 나카이상이라는 분 집에서 식사회도 했다. 코스 후의 감상을 나누면서 발견되고 느껴지는 게 많아서 체류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내관 코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사이엔즈 스쿨의 코스 중에 내관코스가 가장 들어가고 싶은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67일간 독방 생활을 하고 핸드폰도 없이 지낸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해보고 싶었다. (지금은 동생이랑 같은 방을 쓰며 생활 중) 무엇보다 그렇게 틀어박혀 자기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그런 테마가 매력적이어서 예전부터 하고 싶었다.

Q. 누구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살펴보았나

엄마, 아빠, 동생 수정이와 윤정이, 그리고 같이 일하고 있는 상현(사장님)에 대해서 한 번씩 살폈고, 다시 나에게 가장 힘든 시기로 기억되어있는 스물 한 살부터 스물 세 살까지의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살펴봤다.

Q. 내관코스 참여해보고는 어땠나

시작 전에 최대한 냉정하게, 실제 무엇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라는 가이드를 받았다. 그렇게 보려고 하니까 그동안 갖고 있던 내 기억이 다르게 보였다.

Q. 어떤 것들이 다르게 보여졌나

엄마한테 해받은 것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엄마가 매일매일 머리를 묶어주셨던 장면이다. 사소한 듯한데도 엄청 크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이런 사소한 것들이 엄청 많구나 싶었다. 아빠가 항상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그러면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아빠는 마음이 어땠을까를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Q.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내가 갖고 있는 가장 어릴 때의 기억이 엄마가 아팠던 장면이다. 무섭고 두려운 느낌으로 갖고 있는 기억이다. 슬프기도 하고. 그때의 기억이 내 슬픈 감정의 근간이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 부분을 살펴보면서 새롭게 보인 것이 있었다. 엄마가 그때 이후로 엄청 건강했다는 것, 아프거나 병원 입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 보여졌다. 또 하나는 그날 아빠가 나에게 이상하게 잘해줬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데려가서 아이스크림이랑 감자튀김도 사주셨다.무서워하고 있는 내 옆에서 아빠가 내 손을 꼬옥 잡아주고 있었구나’ 새삼 보여왔다. 그동안 그 당시의 무서웠던 감정을 계속 불러내는 느낌이었는데, 자기감정에서 떨어져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고 보니 다른 것들이 보여오는 것이 신기했다. 그게 가장 좋았고 인상적이었다.

Q. 힘들었다고 기억하는 시기에 대해 살펴보고는 어땠나

스스로 스물 한 살부터 스물 세 살까지 3년을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에 엄마에 대한 자신의 기억, 아빠에 대한 기억을 살펴봤다. 3년 동안 엄마 아빠가 해준 장면이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기억이 안 나지, 분명히 부모님으로부터 계속 받으면서 생활했을텐데...’

생각해보니 그 시기는 엄마 아빠 뿐 아니라 다른 인에 대한 기억도 별로 없다. 전부 내 감정에 대한 기억 뿐이었다. 그러면서 알아진 것이 있다. ‘아 그때 나 밖에 모르고 지냈구나. 주변 사람이 전혀 안보이는 상태였구나. 그래서 엄마 아빠가 해준 게 안 떠오르는구나.’ 힘든 시기에 엄마와 아빠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구나 새삼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렇게 되니 아, 이 시기의 나에게 정말 어떤 것이 있었을까?’ 궁금해지고 더 살펴보고 싶어졌다.

Q. 동생에 대한 기억에서 보여진 것이 있었나

해 받은 것보다 폐 끼친 게 너무 많이 떠올랐다. 내가 많이 때렸다 던지, 많이 싸우고 때렸다. 고마운 것도 많았다. 유치원 때 친구들이랑 편 갈라서 싸우고 놀았는데, 그때 우리 편의 꼭지가(짱이) 나였다. 우리 편에 누구누구 할지 명단을 쓰는데 너무 당연하게 ‘남수정’ 하고 동생 이름을 썼다. 그 장면이 딱 떠올랐다. 동생 수정이가 너무 당연하게 내 편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새삼스럽게 엄청 든든하고 고마웠다. 오랬동안 가장 친한 친구, 내 편이었구나. 막내 동생도 그렇다. 셋이 있으면 제일 편하고 어떤 이야기든 하고 웃고 떠들고 화도 마음껏 낼 수 있다. 불편한 이야기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사이이다. 그게 새삼 고마웠다. 그런 관관계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거니까 엄청 복받았다 싶었다.

Q. 기억을 찾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했던 것보다 지루했고 집중이 안됐다. 당분간은 혼자있는 시간 굳이 안 가져도 될거 같다. 충분히 누렸다(웃음). 마지막 타임 면접 볼 때 이제 나간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Q. 집중해서 자신 안의 기억을 살펴보는 작업을 해보니 어떤가

스물 한 살부터 스물 세 살까지를 막연하게 엄청 힘들었던 3년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3년은 아무 것도 안했어. 힘들기만한 시간이었어라고. 그때를 1년 단위로 끊어서 살펴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길지 않았다. 뭉뚱 그려진 덩어리 같았는데 뜯어보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때 내가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있었구나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기의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살펴보면서 결국 나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 부모님에 대한 느낌도 물론 달라졌지만 자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할까? 첫째라서 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을 못받았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연민도 생기고, 의식 저 아래 부모님을 미워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살펴보니 부모님이 해주신 게 너무 많다. 나를 무척 사랑해주셨구나.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자신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 스스로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긴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모든 걸 받아서 그 속에서 살고 있구나 실감했다.

내관 후 동생과 이야기하면서 ‘내관은 기억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다’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아 그렇구나싶었다. 그 동안 내 인생의 어떤 부분을 보고 있었나가 내관을 통해서 보여지고, 실제로 내 인생이 무엇으로 성립될 수 있었는지 보여지면서 균형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 2편에 이어서

 

댓글1

  • HD 2019.09.30 22:36

    아버지가 머리를 묶어주는 장면이 다시 떠오르고 어린시절 기억을 반추해보면서 나밖에 안 보였다 할때 공감도 되고 마음도 뭉클 해졌습니다.. 이렇게 기억을 살펴서 과거로 부터 이어지는 나를 좀 더 있는 그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나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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